
[문화철도959] 입주작가 손현정 개인전 <남겨진 것은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일상재료 탐구기록 : 종이와 콩-
밥 짓고 버린 콩물, 연습 후 남겨진 파지
일상 재료와의 마주침을 통해 삶으로서의 예술을 탐구하는 여정기록
[작가노트]
요즘, 익숙하게 그리던 손이 자꾸 멈칫!한다.
다가오는 전시를 앞두고 -종이와 연필, 물감을 사고 액자를 주문하는-
이 당연하고 익숙한 과정들은 정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일까?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지금의 나와 지금의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스스로를 향한 질문을 애써 모른척하며 외면한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내 안에서부터 ‘더는 이렇게 그리고 싶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때부터 창작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던 소비와 가공, 낭비의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표현하기 위해 그렸다기보다 그저 ‘그리는 사람’
으로 존재하고자 애썼던 건 아닐까?
질문 앞에서 조금씩 속도를 늦추다가 결국 부유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저 흘러가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온 건 늘 곁에 있었지만 특별히 눈 여겨본 적
없는 ‘밥 짓고 남은 콩물, 어머니의 서예 연습 후에 쌓여있던 파지, 작업실 곳곳
에 있는 종이 조각들이었다. 잠시 멈춰 다시 보니 익숙한 것이 새롭게 보였다.
작은 숨들은 무뎌진 내 손을 깨웠고, 물에 불리고 끓이고 찢고 다시 엮는 과정
하나하나는 투명한 숨이 되어 텅 빈 내 안을 채워갔다.
버려졌던 물, 남겨진 종이에서 흐릿한 색의 번짐과 실패처럼 보였던 흔적들
까지- 그 모든 것들이 이번 여정의 시작점 이자 뿌리가 돼주었다.
이번 전시는 ‘무엇을 그려서 보여줄까.’보다 ‘우리는 왜, 어떻게 그리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었던 시간과 과정의 기록이다.
일상 재료와의 마주침을 통해 삶으로서의 예술, 그 안팎의 흐름을
따라가며 앞으로도 작고 느린 탐구와 모험을 이어가고자 한다.
![[문화철도959] 입주작가 손현정 개인전 <남겨진 것은 그림이 될 수 있을까?>](/upload/bizetc/2025/07/20250722044318837G.jpg)
티켓예매를 하시기 전 관람가능 연령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연 시작 후에는 입장이 제한되오니 늦지않도록 부탁드립니다.